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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rom The Origin

봉오리 :
언젠가 꽃을 피워낼 수 있는
무한한 가능성

전 세계 커피 생산량의 4위를 차지하고
르부스타와 아라비카 모두를 생산하고 있는
우리와는 사뭇 가까운 나라.
과거에는 '스페셜티 커피'와는 괴리감이 느껴져 포기했던 나라,
그러나 COE대회를 열 만큼 이제는 준비가 된 나라,
이번 호는 인도네시아 커피를 소개합니다.
함께 가보실까요?

원두볶는사진
인도네시아 커피 시장의 변화

인도네시아는 국제 사회에서 커피 생산량이 4위인 나라로, 양적 생산이 대단하다.
그 중 로부스타 생산량이 절대적으로 많다 보니 우리에겐 커피 산지로 유명하지는 않지만,
실제로는 카네포라 종의 아라비카, 로부스타 품종과 리베리카 종의 커피까지,
커피의 3대 종을 모두 생산하는 주요 커피 산지이다.
로부스타를 주로 재배하는 이유는
섬나라여서 기후 여건이 로부스타 재배에 적합할 뿐만 아니라
네덜란드에 의해 커피 재배가 시작되었다는 역사적 배경도 한몫한다.
수마트라 섬을 비롯한 일부 고산지대에서 아라비카 종을 생산하기도 하는데,
과거에 그 양이 지극히 적어 아라비카 생산국으로서의 입지를 다지지는 못했다.
그랬던 인도네시아 커피 시장에 아라비카 커피 생산이 활발해지고,
품질 개선이 농부들의 주요 관심사가 되었는데,
여기엔 몇 가지 이유가 있는 듯하다.

01 사회적 변화

인도네시아라는 나라가 아시아의 제조국이라는 말이 있을 정도로
많은 인구와 값싼 노동력 그리고 일 년 내내 균일한 기후 등
생산 제조에 절대적 우위를 갖추면서, 중국으로 갔던 전 세계 공장들이
정치적·경제적 이유로 인도네시아로 옮겨오면서 그들의 경제 수준이 높아졌다.
높아진 경제력은 높은 소비를 불러왔고, 스마트폰은 소비의 첫 번째 상징이 되었다.
급속하게 퍼진 휴대전화와 인터넷은 커피 농부들에게도 여러 소식을 전한다.
현재 시장에서 인기있는 커피 품종, 경매에서 낙찰 받은 커피 가격,
유명한 농장의 커피 가공법 등 정보의 급속한 공유는
인도네시아 농부들의 귀와 눈을 열어주는 계기가 된 듯했다.

02 머니 파워

현재 한창 진행 중인 전 세계 고품질 커피를 발굴하기 위한
커피 품평회나 커피 옥션 등을 지켜보면서
농부들도 이제는 커피를 통해 부를 축적할 수 있고,
고품질 커피만 있다면 가격에 상관없이 구매하고자 하는
잠재적 바이어가 있음을 확인하면서
스스로 고품질 커피 생산에 포커스를 맞추고 있다.

그러나 반드시 높아진 커피 판매가격이 이들의 태도를 이렇게 변화시킨 것은 아니다.
왜냐하면 커피 옥션의 경우 규모가 커질수록 가격이 오르기 힘들기 때문에
실제 옥션은 10bag 정도의 소규모로 진행되는 것이 대부분이고,
어느 농부도 10bag만 팔아서는 일 년을 살 수 없다.
그 농부에게는 옥션에 출품할 수 없는 적당한 품질의 커피가 훨씬 더 많이 있고,
사실 이 평균 품질의 커피들을 누군가 해결해주지 않는다면
소수의 10bag에도 집중하기 힘들기 마련인데,
수마트라 섬 아라비카 생산의 30% 이상을 스타벅스가 구매하고 있다는 점도
농부들에게는 무시할 수 없는 혜택이다.
단일 회사가 한 지역의 커피를 이렇게 많이 구매하는 것은 이례적인 상황이지만,
스타벅스의 꾸준한 구매는 이 지역 커피 생산자들에게
안정적 자금원이 되고 있는 것은 틀림없다.
대규모 안정적 판매처가 있다는 것이 이들이 소수의 고품질 커피를 생산하는 데
좀 더 집중할 수 있도록 기여한다는 것은 분명한 사실이다.

03 자국 내 커피 소비의 증가

커피의 가장 큰 특징인 생산자와 소비자가 확연히 구분된 다는 점은
품질 개선에 크게 도움이 되지 못한다.
고급 생산자가 고급 소비자일 때 그 발전과 개선이 빠르고 쉽게 일어나는데,
커피는 그 두 그룹이 분리되어 있다 보니실제 개선에 시간이 많이 걸리고
실제 노력한 만 큼의 결과를 보기가 어렵다.

현재 인도네시아는 아직 미미하기는 해도 커피 마시기가 서서히 확산되고 있는 중으로,
인도네시아의 가장 큰 커피 업체가 가지고 있는 커피 매장 수는 200여 개라고 한다.
또한 커피 산업에 관심 있는 대부분의 종사자들이 젊은 20, 30대라는 점도
앞으로 커피 생산과 소비 문화가 더욱 확산될 것이라는 사실을 짐작할 수 있게 한다.

그래서인지 농장에도 늘 젊은 청년들이 있었다.
농장 주의 아들이든, 새롭게 개척하는 농장의 젊은 농부이든
방문하는 농장들마다 본인들의 커피를 대접했고,
이런 모습 역시 예전과 사뭇 다른 풍경임에 틀림없었다.

커피농부사진
커피 품질 구현이 최대 과제임을 스스로 느끼고 있었다.

15년 만에 다시 방문한 첫 해라
관찰된 변화와 스페셜티 커피에 대한 예측이 맞는가에 대해서는
앞으로도 지속 적인 확인이 필요하겠지만,
이번 방문을 통해 확신하게 된 것은
인도네시아 역시 아라비카 스페셜 티 커피 산지로서
그 입지를 다져가고 있다는 점이다.

과거의 인도네시아 커피의 풍미라고 일컬어지던 많은 디펙트들을
이제는 생산자들조차도 그것이 풍미가 아니며
잘못된 가공에서 나오는 결과물이고
이를 극복해야만 전 세계적으로 그 품질을 인정받을 수 있다는 점을
겸허하게 받아들이고 있는 중으로 보인다.

원두끓이는사진 ‘어떻게 해야 하는가’를 논의하기 시작한 것이다.

또한 스페셜티 커피, 스페셜티 농부가 되기 위해서는
토질에서부터 커피 본연의 풍미를 만들어내지 못하면
결국 그 품질이 완성되지 못한다는 것도 잘 알고 있는 듯했다.

진 피에르 커피가 선보이는 인도네시아 커피를 통해
생산자, 제조자, 소비자 모두에게
이들의 커피가 고품질 스페셜티 커피로인정받기를,
그리고 10년 넘어 다시 만난 커피가
이제는 꾸준히 우리와 함께하기를 손꼽아 기다린다.

편지지앞면

돌아보면 지난 20년간
수많은 농장들과 교류와 연대가 있었습니다.
방문한 농장 수만 해도 100여 곳은 충분히 넘을 것 같습니다.
어떤 농장의 경우 시작은 좋았지만 품질 문제로 구매가 중단된 곳도 있고,
현지 사정에 의해 농장을 폐업한 경우도 있고,
수출업자의 재정적 문제로 교류가 중단된 곳도 있어
현재까지 교류하며 함께 하고있는 농장은 약 20여 곳에 불과합니다.
친말한 유대관계가 형성될 수 있었던 것은
'고품질 커피'라는 공동의 목표가 있어 가능했던 것 같습니다.

그러나 최근 우리가 목격하고 있는 심각한 기후변화는
또 다른 새로운 커피 산지에 도전해야 함을 알려주고 있습니다.
현재 커피 산지에서 발생하고 있는 기후변화는
과거와 같은 생산량의 예측이나 일정한 수확기, 안정된 선적 스케줄이
더 이상 가능하지 않음을 예고하고 있습니다.
이러한 사실은 일 년 내내 커피를 마시는 우리가
현재처럼 스페셜티 커피를 마시고 싶은 순간에 마시고자 한다면
더 넓은 산지의 확장이 필수적임을 암시하고 있다는 생각이 듭니다.

과거를 알고 현재를 알면 미래도 알 수 있다고 했습니다.
저희는 그래서 우리의 과거를 다시 한 번 살펴,
당시에는 힘들었지만 현재는 할 수 있는,
그 가능성을 확인하고자 합니다.
그 첫 번째가 바로 인도네시아였습니다.